우리는 아기들을 보거나, 다른 동물들의 어린 새끼들을 보며 귀여움을 느낀다. 우리는 이렇게 귀여움을 느낄 때, 보호 본능 또한 느끼게 된다. 내 자식은 물론이고 내 자식이 아닌 다른 사람의 아기, 귀여운 애완동물까지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호해주고 지켜주고픈 대상이 대개 귀여운 것들임을 볼 때 이는 자명하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눈코입이 한군데에 많이 몰려있을 개체에 대하여 귀여움을 느끼게 되는데, 이러한 성질은 아기, 어린 동물, 애완동물들에게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허나 아기나 강아지 같은 어린 개체의 경우 성장과 맞물려 눈코입의 위치가 점점 멀어지게 된다. 귀여움이 이렇게 성장과 직결되어 있는 요소인 것을 볼 때, 개체의 독립, 개체의 보호기간과 깊은 연관을 갖는 요소라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연유로, 귀여움은 타인의 보호가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생명체의 최선의 생존 전략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앞서 나열한 귀여운 것들이 왜 보호가 필요한지 생각해보자.

 

동물들의 어린 새끼들은 자기 자신을 유지시키기 위해 먹이 사냥을 하고, 외부의 천적을 피해 도망가거나 맞서 싸울 힘을 기르기 전까지 부모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해양파충류나 양서류 같이 알의 형태로 깨어나는 일부 동물들의 경우 부모의 보호기간이 없는 경우도 있으나, 이들은 어린 개체들도 충분히 사냥이 가능한 플랑크톤이나 수중 유기물이 존재하고, 많은 개체수라는 확률적인 방법을 통해 이를 극복한다. 물론 귀여움이란 것이 주관적인 요소이긴 하나, 대개 이 개체들은 귀엽지 않은 경우가 많다.

 

 

거북이는 많은 개체가 한번에 부화하여 종 자체의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

 

사람의 아기의 경우는 어려서는 젖을 먹어야 하고, 유아에게 필요한 형태의 식품(부드럽고 소화하기 좋은)이 따로 존재하는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은데다 다른 동물들에 비해 자립할 수 있게 되는 시기가 굉장히 늦다. 다른 동물들에 비해 아기들의 '귀여움'이 유지되는 기간이 굉장히 길다는 점도 이와 결부지어 생각해 볼 사항이다.

 

왜 귀여움인가?

 

사실 귀여움이 보호본능으로 직결되는 것은 동종(同種)에 국한되는 것이긴 하다. 혹자의 경우는 포유류 동물의 새끼를 넘어서 조류, 파충류까지 귀여움을 느끼는 반면, 혹자는 인간의 아기만을 귀여워하고 조류나 파충류 심지어는 포유류 새끼마저도 혐오하는 경우도 있다. 후자의 경우를 두고 다소 냉혈하다고 볼 수 있으나, 사실 이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자연의 세계에서 육식동물은 이종동물의 새끼를 잡아먹는다. 사냥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신의 생존을 위해 포식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종에게 귀여움을 느끼거나 나아가 보호본능을 느끼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사냥에 소비되는 에너지를 최소화함과 동시에, 사냥으로 얻는 에너지를 최대화해야 하는 육식동물의 tradeoff를 고려할 때, 사냥에서 얻을 수 있는 열량이 작은 어린 새끼는 더 많은 사냥횟수를 요구하기에 비효율적이기도 하다. 따라서 '귀여움'은 이종 포식자를 위해선 '열량이 작음'을 표시하는 수단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 이는 눈에 보이는 크기만으로 해결되는 정보이기 때문에 이는 이종을 위한 표시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린 개체의 이러한 보호본능 유발책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이는 동종에게서 보호되기 위함인 것이다. 자연에서 종속살해가 일어날 가능성은 농후하다. 양분의 공급은 불확실하고 외부의 위협은 다분하기에 2세 개체는 부모 개체의 생명을 앗아갈 중대한 위협을 일으킬 유력한 불안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는 햄스터나 토끼 같은 설치류의 경우 낳은 새끼들을 바로 잡아먹는 카니발리즘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이 경우도 사실 새끼에게 귀여움을 느낄 수 없는 붉은 살덩어리 기간일 때 벌어지는 일이다. 아기가 태어난 직후 몇 시간은 귀엽지 않은 상태인 이유는 모체가 양육을 선택하기 위한 시간을 주거나 장기적인 모성을 시험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겠다. 어린 개체는 모성에 대한 시험을 통과한 직후 또 다른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바로 아버지의 존재이다. 출산으로 인해 약해진 모체는 그를 보호할 아버지를 붙잡아둘 필요가 있다. 이때 아기는 출산 후 몇 시간이 지나 뽀얗고 예쁜 '귀여운' 상태에 돌입한다. 이걸 본 아버지들은 대개 귀여워 죽는다. 즉, 이러한 귀여움을 통해 아버지의 보호본능을 일으키고 나아가 소화기관이 미숙한 아기가 소화할 수 있는 젖을 공급해주는 모체를 보호하게끔 만들어 주는 것이다. 아기의 귀여움은 모체가 양육을 결심한 것을 보답하기 위함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이러한 생각은 인간이 귀여움을 느끼는 경우를 살펴보면 더욱 확실해진다.

 

정리하자면, 귀여움은 부체의 종속살인을 막기 위한 생존 전략이라 말할 수 있다.

 

바다코끼리 수컷의 경우,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양육하고 있던 암컷의 새끼를 살해하는 경우도 있다.

 

허나 성체가 된 이후에도 귀여움을 유지하는 경우는 무엇 때문일까?

 

애완동물의 경우, 성체가 된 이후에도 보호가 필요하다. 실내라는 폐쇄된 시스템 안에서만 살아가야 하는 애완동물의 경우 그 귀여움이 유지시켜 보호본능을 이끌어내야 할 필요가 있다. 개체 자체의 성장을 멈춰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줄이는 한편, 귀여움을 유지시켜 보호본능 또한 끌어낸 것이다. 사실 애완동물이 이러한 형질을 얻게 된 것은 브리더들의 교배에 의한 것이기에 진화의 결과물이라고는 볼 수 없다. 허나 소형견들이 유기되어 타인에게 보호받지 못할 때, 얼마나 빠르게 '귀여움'이란 형질을 잃게 되는지를 보면 귀여움의 이유가 보호받기 위함이란 가설은 여전히 강력한 설득력을 가진다.

 

유기견

즉, 성체 이후의 귀여움은 생존을 위한 부가적인 전략이 되는 것이다. 보호 없이도 생존할 순 있지만 타 개체의 보호를 받을 경우 훨씬 편한 삶이 보장되는 것이다.

 

여담으로, 현대에서 '미'가 더욱 높은 가치를 띠는 이유는 개체 자신이 살아가는 것보다 보호를 받는 편이 훨씬 편한 세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인간은 이미 이종에 의해서 위협을 받지 않고 있으며, 동종 혹은 동종이 구축한 인공의 시스템 하에서 살아가고 있다. '사회'라는 인공의 시스템은 '본능'이란 저차원의 기억장치로는 저장할 수 없는 거대한 양의 규칙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인간은 생존을 위해 좀 더 많은 정신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허나 이러한 노력과 위험성을 가장 쉽게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보호받는 것이다. 이러한 보호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귀여움'이란 건 앞서 말한 바, 귀여움이 원초적이면서도 고등한 생존전략으로 취급 받는 현 상황이 '미'의 가치상승을 일으킨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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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탕 게시물을 올린 이유는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두둥! 프로즌 시냅스: 레드

꽤나 높은 평점(메타크리틱 85점)을 자랑하는 인디전략게임 프로즌 시냅스에도 DLC가 발매되었습니다. Mojo도 재미있게 즐겼던 게임이라, DLC를 한 이틀 정도 망설이다 질렀습니다.

 

DLC의 요점은 아래와 같아요.

Ÿ 기존의 모든 싱글 플레이어 캠페인과 추가된 캠페인에서 co-op이 가능해졌습니다.

Ÿ Riot Shield라는 새로운 유닛이 추가되었습니다.

Ÿ Upload라는 새로운 멀티플레이어 모드가 추가되었습니다.

Ÿ 15개의 싱글 플레이어 캠페인이 추가되었고요,

Ÿ 10개의 싱글 플레이어 챌린지 미션이 추가되었습니다.

Ÿ 고급 유저들을 위한 3개의 mutator(Gameplay Modifier)가 추가되었고요,

Ÿ 사운드 트랙이 추가되었습니다.

망설이다가 사게 된 경위는 아무래도 Riot Shield라는 유닛 때문이죠.

Riot Shield

빠른 기동력과 탄환류는 무조건 막아 방패Riot Shield를 가진 수비유닛입니다.

공격은 전혀 못해요. 대신 이놈 덕분에 유닛들의 생존율이 엄청나게 상승합니다.

탄환 몸빵과 Grenade Launcher가 탄환을 튕길 벽을 제공함으로써 좀 더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줍니다. 사실 이놈 없어도 무쟈게 머리쓰는 게임인데 말이죠… 우음…….

탄환, 탄환을 막자!

뽀잉

모든 공격에 무적인 것은 아닙니다. Grenade의 폭발에 휘말려도 죽고요, Rocket은 온몸으로 받아냅니다. 기존의 Rocket은 벽을 제외하곤 어떤 유닛에게도 피격되지 않았습니다.

Co-op모드가 추가된 덕분에 아무래도 남은 카피 하나를 나눠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참고로, 친구는 DLC가 없더라도 내가 DLC에 추가된 캠페인으로 Co-op을 하면, 친구도 즐길 수 있습니다. 맵팩 안사면 멀티도 못하는 여타 게임과는 다른 착한 요소죠.

암튼 프로즌 시냅스던 DLC건 추천합니다! 올 방학 모두 머리를 싸매보아요 잇힝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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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트는 과거에 올린 포스트의 재탕이다.

프로즌 시냅스(Frozen Synapse)

장르: Simultaneous Turn-Base Strategy Game

스팀 방학특집 대판세일때 충동구매한 게임.

인디게임인데 꽤나 메타스코어가 높다. 덩달아 인디게임치고 가격도 높다(20$중반).

하지만 한번 구입에 두 카피나 주기때문에 실질적인 가격은 18$정도지만

아니 하나만 사면 되지 두 갤 왜사.

 

암튼 세일하면 사리라 마음먹고있던 소프트였던지라 2시간여의 고민끝에 결제.

게임 스타일은 내 마음에 쏙 든다.

 

빠른 컨트롤과 실시간 전략과 대물량 운영이 불가능한 나로선 실시간 전략시뮬은 무리.

그러면서도 높은 수준의 전략툴로 상대와의 대전을 꿈꿔오던 나에겐 딱인 녀석이다.

 

게임 설명은 아래의 동영상으로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처음보는 장르명이니만큼 게임 플레이 자체도 독특하다.

 

Simultaneous Turn-Base Strategy Game. 동시 턴베이스 전략 게임.

너한턴 나한턴 하는 보통의 턴베이스 전략과는 다르게, 너와 나의 턴이 동시에 진행된다.

즉, 실제의 전략이 행위로 나서는 시점(Outcome)에서는 둘 모두의 전략이 공존하며 상호작용하는데,

이게 아주 머리를 싸매게 만든다.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해서 2중 3중으로 전략을 짜야하는 것이다.

다행히도 나의 전략을 짜는 시간에 아군뿐만 아니라 적의 움직임까지 가상으로 조정할 수 있어, 적의 다른 방향으로의 접근에 대한 전략을 짤 수 있다.(물론 적은 절대 이대로 움직이진 않는다.)

 

생각해볼 수 있는 변수들을 설명해 보자면,

 

병종은 5개.

Machinegun: 가장 흔한 병종1. 장거리 조준이 가능하며 조준시간이 짧다. 하지만 거리가 멀 수록 명중률이 하락. 아래 말할 Shotgun의 사정거리 바깥에서 가장 큰 활약을 한다. 근거리의 Sniper를 잡는 것에도 효과적.

Shotgun: 가장 흔한 병종2. 사정거리가 짧지만 조준시간이 굉장히 짧아 좁은 골목들에서 대활약을 한다. 대신 개활지에 나가면 Machinegun이나 Sniper에게 꿩사냥당한다.

Sniper: 흔하진 않지만, 적군으로 자주 등장. 조준거리는 맵전체를 아우르며, 조준시간만 확보되면 100%명중률로 사살할 수 있다. 하지만 개활지가 없는 맵에선 정말 바보. Sniper의 조준시간을 고려하며 골목골목을 뛰어다니는게 필요하다. 가끔 생각지도 못한 틈으로 탄환이 날아올때가 있으니 Focus Enemy를 통해 언제나 시선을 확인하자.

Granade: 그레네이드런처를 사용하는 중화기병. 샷건보다는 조금 더 멀리 수류탄을 쏜다. 벽을 튕겨 사각공간으로 쏘는 것이 가능해, 예측하기 힘든 플레이가 가능하다. 하지만 탄속이 뛰는 것보다 느린 관계로 발사를 일찍 파악하기만 한다면 뛰어서 폭발반경을 피할 수 있다. 이런 연유로 개활지보다는 좁은 골목에서 큰 활약을 보인다.

Rocket: 로켓런처를 사용하는 중화기병. 벽을 부순다. 사정거리도 길고, 폭발반경도 꽤 넓다. 벽 뒤에 짱박혀서 엄폐하고있는 녀석들을 잡는 역할. 하지만 벽 이외엔 피격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즉, 땅이나 사람을 조준 할 수 없다. 보기완 달리 보호가 필요한 섬세한 녀석이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스나이퍼는 장거리, 머신건은 중거리, 샷건은 단거리 특화

그레네이드랑 로켓은 쓰기 나름.

 

시야도 큰 변수중 하나이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우선순위는 아래와 같다.

 

1. 정지한 상태로 사각에서 사정권에 들기를 기다린 경우

2. 조준상태로 이동한 경우

3. 이동중 시야에 들어왔을 경우

4. 시야에 없을 경우

 

동등한 순위의 경우 시야중심이 상대와 가장 가까웠던 쪽이 승리하거나 둘 다 죽는다(확실치 않음).

시야로 우선권을 잡을 경우 근거리에서 머신건이 샷건을 잡을 수도 있다.

 

이정도 변수에 유의하면 플레이하면된다.

 

보통 상대 경로를 예상하여 필승의 사각지대에서 상대를 쪼고 기다리는게 필자가 사용하는 보통의 전략인데, 이때에 조준은 상대의 이동경로를 모두 커버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하나의 팁.

(입구가 두 개라면 두 입구 모두 시야에 두는 식)

 

미션의 종류는 적 전멸, 인질구출, 제한시간 내 요인 보호, 특정 웨이포인트 수거 등등 다양하다.

적들은 아군의 미션목표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전략을 짜면 효과적이다.

꽤나 재미있다. 무결점 플레이에만 집착하지 않는다면야...

 

게임 한 카피가 포스트를 재탕하는 지금에도 여전히 남아있는데 누굴 줄지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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