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설득력'에 해당되는 글 3건

며칠 전 뉴욕 한복판에서 이상한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두둥


WOW의 가로쉬 헬스크림의 무기 '피의 울음소리'가 타임스퀘어 한가운데서 택시를 반동강 낸 것이었죠.


곧 업데이트될 WOW의 확장팩 '드레노어 전쟁군주'에 대한 홍보의 일환이었는데요,

홍보란 건 알지만 와, 정말 어마어마한 크기의 무기란 생각이 들더군요. 저걸 어찌 저렇게 공들여 만들었을지 경외감도 들고ㅋㅋ


근데 문득 이런 의문이 들더군요.

'피의 울음소리' 저정도 크기라면, 과연 저걸 들고다니는


가로쉬의 키는 실제로 얼마나 될까?


그래서

재봤습니다.


흥미기획! 가로쉬의 키를 재보자!


사실... 저 사진을 기준으로 피의 울음소리의 길이를 열심히 쟀지만... 기사 제목에 4.6m라고 써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네요ㅠㅠ 그래서 피의 울음소리의 실제 길이 재는 건 넘어가고! 


먼저 가로쉬와 피의 울음소리가 함께 나온 사진을 찾아 각각의 비율을 재 보겠습니다.


그런데 가로쉬가 피의 울음소리와 함께 전신으로 나온 블리자드 공식 일러스트가 거의 없더라구요. 있더라도 앉아있다거나... 


그래서 가로쉬 피규어의 사진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빨간 선이 피의 울음소리이구요, 노란 선이 가로쉬입니다.

가로쉬의 경우 편의를 위해 조금 짧게 재긴 했지만, 피의 울음소리가 워낙 큰탓에, 필자가 귀찮은 탓에 한번만 봐주세요...


아무튼 이 직선의 실제 길이를 재기 위해,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이용해 간단히 길이를 구했습니다.

계산은 엑셀을 이용했고, 둘 다 무리수로 나왔겠지만 엑셀의 이능을 이용해 소수점 아래 세자리에서 반올림해 소수점 아래 두자리 수로 표현했습니다.




이렇게 구한 비율은 아래와 같습니다.


따라서, 이 비율을 기준으로 실제 피의 울음소리의 길이를 대입해 가로쉬의 키를 구해보면,




즉, 가로쉬의 키는 5.18m가 됩니다.


응?


5.18m?? 


너무 큰데...? 보통의 사람보다 2배 이상이나 큰 신장이에요;


그래서 검색해보니, 오크의 평균 신장은 198~259cm 정도 된다는군요. 


흠... 가로쉬가 평균을 넘어서는 우람한 체격이라고 해도 너무 커요. 거인증 수준입니다.

거인증의 경우 질병이기 때문에 거인증에 걸린 사람은 키가 커도 좀 부실합니다. 실제 사람의 신체비랑 다른 이상한 부분도 많구요. 다른 오크와 다름없는 건장함을 가지고 있는 가로쉬이기에 거인증에 걸렸다는 가정은 무리겠군요.


음 따라서, 결론적으로,


타임스퀘어에 전시된 '피의 울음소리'의 크기는 과장된 크기이다. 


라 할 수 있겠습니다.


홍보팀에서 2미터 짜리 도끼 올려봤자 시각적인 충격이 없겠다...라는 생각에서 두배쯤 더 키운 것이겠지요.



여태 뭐한거지.

'묘한 설득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빛과 소금  (0) 2013.05.20
귀여움: 생명체의 생존 전략  (1) 2012.06.18
블로그 이미지

KimMojo

음악, 게임, 문화, 스토리가 있는 모든 것!

,

빛과 소금

묘한 설득력 2013. 5. 20. 12:53

요즘 음식을 좀 싱겁게도 먹어보고, 깨작깨작 요리도 해보면서 느낀 점.

소금은 음식을 짜게 만들어주는 재료가 아니라, 음식과 재료의 맛을 살려주는 재료라는 것이다.
소금


하지만 그 소금이 과하게 되면, 원재료의 맛을 넘어서 짜고 쓴 무언가가 되고 만다.
무언가를 뒷받침할 때 더욱 빛나는 존재가 앞서나가거나 전체를 압도하는 순간, 뒤에서 도움이 되던 만큼 전체를 망쳐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고 나니 그리스도의 ‘너희는 빛과 소금이 되어라’라는 말이 새삼 와 닿았다.

나는 이 말을, 소금과 빛이 어디서나 필요한 중요한 존재기에, ‘어디서나 중요한 사람이 되어라’라는 의미로 생각해왔었다. 하지만 사실 이 말의 본뜻은 남의 ‘맛’을 살려줄 때 돋보이고, 과해지면 모두를 죽이는 소금처럼, 남을 위하고 과하게 간섭하지 않는 겸손한 사람이 되라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빛 또한 자체만의 아름다움보다는, 어둠을 걷어내고 사물을 비출 때의 아름다움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하지만 너무 강렬한 빛은 오히려 사물을 볼 수 없게 눈을 멀게 하고, 뜨거움으로 살아있는 것을 태우기까지 한다.)

빛과 소금에 대한 말은 어디서나 필요한 만큼 그 영향력을 과하지 않게, 겸손하게 사용해야 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빛과 소금이 되자.

'묘한 설득력'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흥미기획! 가로쉬의 키를 재보자  (0) 2014.11.14
귀여움: 생명체의 생존 전략  (1) 2012.06.18
블로그 이미지

KimMojo

음악, 게임, 문화, 스토리가 있는 모든 것!

,

우리는 아기들을 보거나, 다른 동물들의 어린 새끼들을 보며 귀여움을 느낀다. 우리는 이렇게 귀여움을 느낄 때, 보호 본능 또한 느끼게 된다. 내 자식은 물론이고 내 자식이 아닌 다른 사람의 아기, 귀여운 애완동물까지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호해주고 지켜주고픈 대상이 대개 귀여운 것들임을 볼 때 이는 자명하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눈코입이 한군데에 많이 몰려있을 개체에 대하여 귀여움을 느끼게 되는데, 이러한 성질은 아기, 어린 동물, 애완동물들에게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허나 아기나 강아지 같은 어린 개체의 경우 성장과 맞물려 눈코입의 위치가 점점 멀어지게 된다. 귀여움이 이렇게 성장과 직결되어 있는 요소인 것을 볼 때, 개체의 독립, 개체의 보호기간과 깊은 연관을 갖는 요소라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연유로, 귀여움은 타인의 보호가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생명체의 최선의 생존 전략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앞서 나열한 귀여운 것들이 왜 보호가 필요한지 생각해보자.

 

동물들의 어린 새끼들은 자기 자신을 유지시키기 위해 먹이 사냥을 하고, 외부의 천적을 피해 도망가거나 맞서 싸울 힘을 기르기 전까지 부모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해양파충류나 양서류 같이 알의 형태로 깨어나는 일부 동물들의 경우 부모의 보호기간이 없는 경우도 있으나, 이들은 어린 개체들도 충분히 사냥이 가능한 플랑크톤이나 수중 유기물이 존재하고, 많은 개체수라는 확률적인 방법을 통해 이를 극복한다. 물론 귀여움이란 것이 주관적인 요소이긴 하나, 대개 이 개체들은 귀엽지 않은 경우가 많다.

 

 

거북이는 많은 개체가 한번에 부화하여 종 자체의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

 

사람의 아기의 경우는 어려서는 젖을 먹어야 하고, 유아에게 필요한 형태의 식품(부드럽고 소화하기 좋은)이 따로 존재하는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은데다 다른 동물들에 비해 자립할 수 있게 되는 시기가 굉장히 늦다. 다른 동물들에 비해 아기들의 '귀여움'이 유지되는 기간이 굉장히 길다는 점도 이와 결부지어 생각해 볼 사항이다.

 

왜 귀여움인가?

 

사실 귀여움이 보호본능으로 직결되는 것은 동종(同種)에 국한되는 것이긴 하다. 혹자의 경우는 포유류 동물의 새끼를 넘어서 조류, 파충류까지 귀여움을 느끼는 반면, 혹자는 인간의 아기만을 귀여워하고 조류나 파충류 심지어는 포유류 새끼마저도 혐오하는 경우도 있다. 후자의 경우를 두고 다소 냉혈하다고 볼 수 있으나, 사실 이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자연의 세계에서 육식동물은 이종동물의 새끼를 잡아먹는다. 사냥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신의 생존을 위해 포식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종에게 귀여움을 느끼거나 나아가 보호본능을 느끼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사냥에 소비되는 에너지를 최소화함과 동시에, 사냥으로 얻는 에너지를 최대화해야 하는 육식동물의 tradeoff를 고려할 때, 사냥에서 얻을 수 있는 열량이 작은 어린 새끼는 더 많은 사냥횟수를 요구하기에 비효율적이기도 하다. 따라서 '귀여움'은 이종 포식자를 위해선 '열량이 작음'을 표시하는 수단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 이는 눈에 보이는 크기만으로 해결되는 정보이기 때문에 이는 이종을 위한 표시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린 개체의 이러한 보호본능 유발책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이는 동종에게서 보호되기 위함인 것이다. 자연에서 종속살해가 일어날 가능성은 농후하다. 양분의 공급은 불확실하고 외부의 위협은 다분하기에 2세 개체는 부모 개체의 생명을 앗아갈 중대한 위협을 일으킬 유력한 불안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는 햄스터나 토끼 같은 설치류의 경우 낳은 새끼들을 바로 잡아먹는 카니발리즘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이 경우도 사실 새끼에게 귀여움을 느낄 수 없는 붉은 살덩어리 기간일 때 벌어지는 일이다. 아기가 태어난 직후 몇 시간은 귀엽지 않은 상태인 이유는 모체가 양육을 선택하기 위한 시간을 주거나 장기적인 모성을 시험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겠다. 어린 개체는 모성에 대한 시험을 통과한 직후 또 다른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바로 아버지의 존재이다. 출산으로 인해 약해진 모체는 그를 보호할 아버지를 붙잡아둘 필요가 있다. 이때 아기는 출산 후 몇 시간이 지나 뽀얗고 예쁜 '귀여운' 상태에 돌입한다. 이걸 본 아버지들은 대개 귀여워 죽는다. 즉, 이러한 귀여움을 통해 아버지의 보호본능을 일으키고 나아가 소화기관이 미숙한 아기가 소화할 수 있는 젖을 공급해주는 모체를 보호하게끔 만들어 주는 것이다. 아기의 귀여움은 모체가 양육을 결심한 것을 보답하기 위함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이러한 생각은 인간이 귀여움을 느끼는 경우를 살펴보면 더욱 확실해진다.

 

정리하자면, 귀여움은 부체의 종속살인을 막기 위한 생존 전략이라 말할 수 있다.

 

바다코끼리 수컷의 경우,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양육하고 있던 암컷의 새끼를 살해하는 경우도 있다.

 

허나 성체가 된 이후에도 귀여움을 유지하는 경우는 무엇 때문일까?

 

애완동물의 경우, 성체가 된 이후에도 보호가 필요하다. 실내라는 폐쇄된 시스템 안에서만 살아가야 하는 애완동물의 경우 그 귀여움이 유지시켜 보호본능을 이끌어내야 할 필요가 있다. 개체 자체의 성장을 멈춰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줄이는 한편, 귀여움을 유지시켜 보호본능 또한 끌어낸 것이다. 사실 애완동물이 이러한 형질을 얻게 된 것은 브리더들의 교배에 의한 것이기에 진화의 결과물이라고는 볼 수 없다. 허나 소형견들이 유기되어 타인에게 보호받지 못할 때, 얼마나 빠르게 '귀여움'이란 형질을 잃게 되는지를 보면 귀여움의 이유가 보호받기 위함이란 가설은 여전히 강력한 설득력을 가진다.

 

유기견

즉, 성체 이후의 귀여움은 생존을 위한 부가적인 전략이 되는 것이다. 보호 없이도 생존할 순 있지만 타 개체의 보호를 받을 경우 훨씬 편한 삶이 보장되는 것이다.

 

여담으로, 현대에서 '미'가 더욱 높은 가치를 띠는 이유는 개체 자신이 살아가는 것보다 보호를 받는 편이 훨씬 편한 세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인간은 이미 이종에 의해서 위협을 받지 않고 있으며, 동종 혹은 동종이 구축한 인공의 시스템 하에서 살아가고 있다. '사회'라는 인공의 시스템은 '본능'이란 저차원의 기억장치로는 저장할 수 없는 거대한 양의 규칙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인간은 생존을 위해 좀 더 많은 정신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허나 이러한 노력과 위험성을 가장 쉽게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보호받는 것이다. 이러한 보호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귀여움'이란 건 앞서 말한 바, 귀여움이 원초적이면서도 고등한 생존전략으로 취급 받는 현 상황이 '미'의 가치상승을 일으킨 것이 아닐까?

'묘한 설득력'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흥미기획! 가로쉬의 키를 재보자  (0) 2014.11.14
빛과 소금  (0) 2013.05.20
블로그 이미지

KimMojo

음악, 게임, 문화, 스토리가 있는 모든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