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원문


그간 Mnet(+CJ)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재미를 톡톡히 봐 왔습니다.


처음엔 슈퍼스타K, 보이스 코리아 등 보컬 위주로,

그 다음엔 영역을 더 넓혀 코리아 갓 탤런트(TVN)를 통해 퍼포먼스 전반을,

그다음엔 댄싱9으로 댄스를,

그리고 최근엔 장르를 옮겨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 랩스타로 이 인기를 이어갔죠.


구설수도 많았고, 인기를 수히 얻지 못해 묻혀버린 서바이벌도 많지만, 확실한 건 이들 '경쟁' 포맷의 컨텐츠가 정말 재미있었고, 그저 음악만 줄기차게 틀어주던 Mnet이라는 케이블 방송이 컨텐츠를 생산해내는 능동적인 방송으로 변모할 수 있던 계기가 된 컨텐츠입니다.


그런 Mnet이 그간의 서바이벌 제작 노하우를 살려 EDM 경쟁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하네요!


하지만


저는 환영보다는 우려가 앞서네요ㅠㅠ





1. 뭘 경쟁할 것이냐?


대체 뭘 경쟁할건지 궁금합니다. 저도요.


EDM은 장르도 다양하고, 이에 따라 국내 팬층도 굉장히 분화되어있는 상태입니다.


쇼미더머니의 경우, 잘 알려지지 않은 언더그라운드 힙합을 양지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하긴 했습니다. 다만, 그래도 '힙합'은 EDM에 비해 장르가 많이 분화된 편이 아니니 대중에게 자주 노출시킴을 통해 그 낯섬을 메꿀 여력이 되었죠. 더군다나 힙합은 '랩'이란, 어떤 한 사람의 '라이브 퍼포먼스'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음악이니만큼 보컬+랩에 이미 익숙한 대중에게 그렇게 낯설지만은 않았습니다. 신선했죠!


하지만


EDM은 지금까지 등장했던 '라이브 퍼포먼스' 경쟁 포맷이 다루었던 소재 중에서 가장 '사람'과 동떨어져 있습니다. 보컬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편이고, 보컬이 있다해도 언제나 퍼포먼스의 주체는 보컬리스트가 아닌 DJ에게 있습니다.


우리가 그간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일반 대중으로 평가질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뭐였겠습니까.

우린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노래방 가서 노래를 부를 수 있고, 그에 근거에 이 노래가 어려운 노래인지 쉬운 노래인지 압니다. 심지어 노래를 한번도 불러보지 못했더라도, 우리는 목소리를 항시 듣고 좋은 목소리에 대한 호불호를 가지고 있습니다. 춤이나 퍼포먼스는 어떤가요. 팔다리 달리면 다 출수있는게 춤입니다. 물론 보기좋은 춤은 아니겠지만요. 하지만 그만큼 접근성이 강하다는 겁니다. 슈퍼스타K나 케이팝스타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부를 수 있나? 하고 목소리 한번 내보고싶은 마음 다들 가지고 있었을 겁니다. 사람에게 기본적으로 내장된 하드웨어를 가지고 하는 것이기에 그 무엇보다 노래와 춤, 퍼포먼스가 일반 대중에게 와닿는 겁니다.


하지만 EDM은 작곡과 디제잉이 복합된 음악 문화입니다.

이 둘 중 어느것도 대중과 가깝지 않습니다. 시청자가 듣고 단박에 평가하기가 어렵다는 거죠.




1.1 작곡. 작곡을 평가하자!


작곡. 좋습니다.

근데 먼저 닥치는 문제는 장르 문제입니다.


EDM 팬들은 장르는 물론이고 아티스트를 가지고도 호불호가 엄청 갈립니다.

그냥 모든 장르의 EDM을 다 좋아하는 사람은 없어요.


현재 EDM의 장르 대세는 프로그레시브 하우스라지만, 불과 2년전에는 덥스텝 장르가 대세였고, 그 이전의 대세였던 트랜스를 좋아하는 팬들도 여전히 많고, 새로이 뜨는 딥/퓨처 하우스 팬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특정 장르의 인기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그만큼 팬층의 파편화 또한 빠르게 일어납니다.


각 장르의 팬층이 거의 수평에 가깝게 분포되어있다는 겁니다.


때문에 어떤 한 도전자의 음악을 평가할 때.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에 따라 그 평가의 격차가 굉장히 달라집니다.

특히, 다들 나타내기는 꺼려하지만, '싫어하는 장르'의 음악이 나오면 거의 견디지 못하는 사람도 허다할 정도죠.


즉, 다른 경쟁 프로그램에서 '실력의 부족'에서나 불쾌감을 느끼던 일반 대중이, 장르의 생소함이나 타 장르에 대한 불호에서 불쾌감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대개의 디제이가 주력하는 장르가 있는 만큼, 서로 다른 장르의 디제이가 격돌했을 때 이것이 작곡의 실력차가 아닌 장르의 호불호로써 갈릴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는 말입니다.

그렇다고 공정한 심사와 경쟁을 위해 프로그레시브 장르만 지원받을수도 없는 노릇이구요 (타 장르가 소외된다구욧!)


더불어. 앞서 말했듯 EDM 팬이 아닌 대중에게 보컬도, 퍼포먼스도 없는 전자음만 3~5분가량 감상하게 하는 것은 고문에 가깝습니다. 시청자가 이 결과물을 어떻게 즐겁게 즐기게 할 것인지도 의문입니다.


사실 EDM 경쟁에서 작곡을 빼놓을 순 없으나, 이걸 메인으로 내세우긴 어려울 것 같네요.





1.2 디제잉. 디제잉을 평가하면 되잖아!


네 그래야 디제이입니다.

디제잉을 잘해야 디제이죠!


하지만 디제잉의 어떤 요소를 평가해야하나요?

믹스셋 짜는 능력?


오우... 그럼 방송시간이 거의 10시간은 되어야 할 겁니다... 믹스셋 하나는 최소 30분이니까요.

그 믹스셋은 또 어떻게 평가합니까....


믹스셋은 보류. 방송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럼 남은것은 라이브 퍼포먼스겠군요.


턴테이블리즘과 런치패드를 이용한 라이브.


근데 턴테이블리즘은 기사에서 당당히 말한 'EDM'이라 말하기엔 조금 유행이 지난 물건입니다. 엄밀히 말해 현재의 EDM 팬들이 단박에 떠올린 EDM과는 거리가 좀 있다는 겁니다.


세계 1위 DJ도 디지털 디제잉을 하고있구요, 100위권 내에 턴테이블리즘 디제이는 찾기 힘들겁니다. A-Trak이 순위에 있던가 모르겠네요.


오히려 힙합 문화에 더 맞닿아있다고 생각되네요.


하지만 턴테이블은 이미 국내에서도 대회가 이뤄지고 있는 분야고 경쟁 포맷에 잘 어울리는 장르이니 버리기는 조금 아깝습니다.




런치패드를 사용한 라이브.

이거는 조금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턴테이블 퍼포먼스에 비해 '보는 맛'은 조금 줄겠지만, 작곡 능력도 어느정도 담을 수 있고, 실제 라이브 퍼포먼스도 연출할 수 있습니다. 한 곡 단위로 진행되기에 다수의 경쟁자가 1~2시간 동안의 방송시간 내에 경연을 펼치기도 수월합니다.


다만 뭐 여전히 쟤가 저기서 뭐하냐... 하는 느낌은 강하게 들 것 같네요. 아무리 엉덩이를 들썩여도 멀리서는 쪼끄만한 패드를 가지고 꼼지락거리는 걸로 밖엔 보이지 않을테니.


하지만 CJ의 적절한 연출력이라면, 어떻게 멋있게 연출할 수 있을지도?



오 조금 가닥이 잡혀갑니다.


하지만 큰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2. 누가 심사할건데?



진짜 모르겠어요.

원로가 없어요 국내 EDM은.


작곡가가 하자니, 국내 유명 대중음악 작곡가를 EDM팬이 인정할 리가 없습니다. 괜찮은 EDM 곡이라도 뽑은적이 있냐구요...


유명 셀러브리티 DJ?


DJ KOO 빼고는 아무도 작곡을 안합니다. DJ KOO면 심사하는데 간신히 참아줄 정도는 되겠네요.

진짜 박명수가 심사하면 들고 일어납니다.


음 (프로듀싱을 하는) 유명 국내 DJ?


어 음 글렌체크? 이디오테입?


근데 이디오테입은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강조한 '밴드'로 출발했었고...

글렌체크는 데뷔가 2012인데...


하아..

이건 사실 해외 DJ가 나오지 않는한 국내 EDM 팬들을 만족시키긴 어려울 겁니다.


그냥 달관하는 수밖에 없겠네요.



시청자 투표도 어떻게 할건지... 막막합니다.




3. 그래서 1등하면 어떻게 되는데?


허허... 1억받고... 뭐 소울 같은 차 한대 받고...

뭐가 될까요?


슈퍼스타K의 우승자는 슈스케 출신의 대중에게 인정받는 보컬리스트가 되었고,

케이팝스타 우승자는 연예기획사 3사를 통해 확실하게 데뷔를 합니다.

쇼미더머니 우승자는 전에는 얻기 힘든 인지도를 얻습니다.


대중의 인기를 한몸에 받는 디제이?

국내 일렉 페스티벌의 라인업으로 등장?



뭐든 되겠죠?ㅠㅠ 이렇게 답없을리는 없을 거예요. 그냥 제가 일알못이라ㅠㅠ 그런걸거야...ㅠㅠ




휴... 잘 나와서 국내에서도 EDM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졌으면 좋겠네요!

(급하게 훈훈하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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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페북글에 대한 대답을 포스트 형식으로 재가공해서 올리는 글.

극적사건이란 말이 있다. 
문학에서 '등장인물의 극적 행동을 야기하며 인물 상호 간에 새로운 관계를 파생시킴으로써극의 발전을 주동하는 사건(네이버 사전에서 발췌)'을 일컫는 말인데, 일상생활에서도 꽤나 사용하는 어구이다.

이런 극적 사건을 즐기는 것을 목적으로 우리는 소설을 읽거나, 만화를 보거나, 영화를 관람한다.

하지만 역사에는 이러한 극적사건의 모티브가 된 실제사건이 항상 존재했다. 한국사는 물론이고 세계 곳곳의 역사에는 그 시대의 모든 사회적 문화적 상황이 어떤 한 인물의 행동을 결정짓게 만드는 극적사건이 즐비하다.

가상의 사건인 소설이나, 영화 등등의 서사물에서의 극적사건은 흥미진진하기 그지없는데, 역사는 그런 극적상황이 "실제"라는 점 때문에 여느 소설이나 연극 영화를 넘어서는 감동을 전달해준다.

하지만 이런 감동은 역사를 깊이 알기 전까지는 알기 힘들다. 그 인물의 행동과 그로 인해 발생한 극적사건의 당위성, 배경 등을 알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모두를 알게 되었을 때 느껴지는 역사의 감동은 이루 말하기 힘든 쾌감이며, 역사를 공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무한도전의 이번 TV특강은 이러한 과정을 차근차근 자신이 느끼고 배우고 감동한 그대로 전달한 덕분에 역사를 잘 모르던 아이돌들마저 감동하게 만들었다. 그 감동에 눈물을 글썽이는 아이돌들의 모습에 감동한 시청자가 나뿐만은 아니리라 믿는다.

전지윤이 글썽글썽. 나도 글썽글썽


무한도전이 자신의 영향력을 이토록 선하게 쓰는 것에 찡해졌다.
역사공부의 즐거움이 무언지 제대로 보여준 강의도 너무 좋았다.
어린 시청자들이 가장 이입하는 아이돌을 사용한 영리함도 너무 좋았다.

좋다 무한도전. 이대로만 가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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