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Facebook 2013/05/08
I'm Not Okay(I Promise)
오늘 아침에 엄마랑 싸웠다.

26살이나 먹고 별거 아닌걸로 싸우니 아주 기분이 안좋다. 아무것도 모르는 중고딩이 된 기분이랄까.

그래서인지 그시절 무한히 반복해 듣던 My Chemical Romance의 I'm Not Okay(I promise)을 무한재생했다.
뮤직비디오의 장면들이 계속 생각났다. 기름진 미역머리의 제라드 웨이의 하이스쿨 로우라이프. 화장실 한 칸에 함께있는 남녀라던가(아래 그림), 

이 장면이 꽤나 충격이었지.
가사에 나오는 좋아하는 여자의 남자친구가 찍은 dirty picture라던가. 내가 느끼는 학교 생활이랑 비슷하게 느꼈다. 나 이외의 녀석들은 그렇게 막나가게 살고, 난 그저 그녀석들에 비할데 없이 못나가는 하위계층이라 '그런' 삶에 대해선 모르고 경험도 못하는 것이라 생각했더랬지.

그처럼 중고딩땐 타인과 소통도 할 줄 모르고, 별 의미 없는 행동을 모두 적의로 받아들여 날 내 속에 가두곤 했다. 덕분에 혼자놀기의 달인이 되어버렸고 여전히 직업이고 취미고 그때 혼자 가지고 놀던 것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애증의 것들.

직업을 기획자로 갖고 그시절 갖고놀던 물건들에 점점 다시 빠져들다보니 내 감정상태가 그시절의 나로 되돌아가나 보다. 고슴도치처럼 뱃속의 말랑한 살을 감추려 바깥으로 가시를 곤두세우던 그때로 말이다. 

바깥을 향한 가시를 꺾어 날 찌르면 좀 단단하고 무뎌질 수 있을거라 생각해왔고, 그래왔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속의 말랑함은 변하지 않았나보다.속내를 가장 드러내는 가족이라서 더 그런걸지도.

눈물이 난다. 참 세상 잘사네 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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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Facebook 2013/05/06


퇴근하고 집에 와보니 20년된 피아노가 사라졌다.

쓰지도 않고 관리에는 돈만 드니 어머니가 중고시장에 처분하신것 같다.
엄마는 매일같이 피아노 파는 글 인터넷에 올리라고 말하셨지만, 괜시리 섭섭한 마음에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는데 엄마가 팔을 걷어붙이셨나보다.
난 치지도 않았고 피아노를 칠줄도 몰랐지만 저렇게 사라져버리니 역시나 마음이 허전하다.
쓰진 않지만 많은 기억들이 녹아있는 건데.
어렸을 적 바이올린을 켤 때 반주해주던 그 피아노였고, 부모님이 챔버 연습을 하실때 함께 합주하던 피아노였다.
누군가 계속 만져주며 혼을 불어넣던 악기였는데. 늦게라도 피아노를 배울걸 그랬다. 좀 쳐주었다면 이렇게 가버리지 않았을텐데. 
요즘 이렇게 오래된 추억이 뭉텅뭉텅 떨어져나간다. 어쩌면 형이 떠나가는 시원섭섭한 경험에, 조금 힘들고 낯설어진 김에, 어머니 기준에 비실용적인 애물단지들을 처분하시는게 아닌가 싶다.

좀 더 홀가분해질까 하고 말이다.

덕분에 엄마 말고도 다른 추억을 듬뿍 담아두고 있던 사람들은 엄마의 방식에 조금은 섭섭해하고있다.

나도 그렇지만 아줌마도 그런것같다.

우리집엔 내가 3개월난 갓난아기일때부터 날 돌봐주시던 아주머니가 계신다. 아직까지도. 그런데 형이 결혼하 나가면서 아주머니가 드디어 은퇴를 하신단다.

근데 어째 피아노가 사라지니 아줌마도 울적한가보다. 자기 입으로 나간다 엄포를 놓긴 했지만, 20년을 본 물건이 덜컥 사라지는것만 봐도 이리 맘이 허전하고 서늘해지는데, 25년을 본 사람들을 덜컥 내려놓는건 어떨지 미리부터 느낀 것이리라.

어쩐지 티비볼때 계속 옆에 있으려구하시더라니 끙.

난 어떨까. 다 떠나버리면. 막 술먹고 울겠지?

짠해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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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Facebook 2013/05/21 오전


그때그때마다 멘붕하는 것 치곤 난 꽤나 척척 살아온 것 같다.

무엇덕분인가 계속 생각해오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본능에 남아있는 계획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내 자신이 계획같은거 별로 하지 않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1. 나는 어릴적 꿈꾸고 동경하던 것을 나도 모르는 새 계속 쫓고 있었다.
2. 내가 가는 학과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이라 어렴풋이 믿고있던 모든것을 얻었다.
3. 신입사원 연수 때 쓴 내 인생계획이 나도 모르게 이뤄지고 있는 것에 놀랐다.

아무래도 1번의 첫줄 언급이 가장 중요한 것이리라. 꾸준히 생각하고 동경하는 것.

동경하고 쫓는것이 허황되다, 어림없다, 신입사원때 쓰는 꿈같은 소리다, 하는 것은 남한테도 충분히 들으니 내 자신은 신경쓰지 않는게 좋은 처신인듯 하다.

꾸준히 맘에 두고, 맘에 두지 않더라도 언젠간 떠오를 정도로 기억해 둔다면, 놀랄만치 내가 생각한대로 길을 걷고있는 내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이 글 또한 언젠가 내 기억에 되살아나 날 다잡는 이정표가 되고,
날 놀라게하고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해주길.

방황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이여 힘내길!


P.S: 얼마 살지도 않은 놈의 허세글처럼 보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무사히 살아온 데에 대한 안도의 한숨으로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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