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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라이3 블러드 드래곤 Far Cry3 - Blood Dragon, 레트로 게임, Retro Game

요즘 게임계에서 느끼는 바로는, 레트로 스타일의 게임이 빈번히 나온다는 점이다. 나도 이런 레트로 스타일을 유난히 좋아하는 편이라, 게임이 나오는 족족 플레이해 보고 있다.


Super Meat BoySuper Meat BoyVVVVVVVVVVVV

WizorbWizorbHotline MiamiHotline Miami

요런 게임들


혹자는 뭐 이딴 게임을 사서 하냐 싶기도 할 것이다. 


필자도 그런 생각을 안 하는 건 아니지만, 


슈퍼패미콤, 메가드라이브 등등의 콘솔에서부터 멀게는 16색 컴퓨터시절의 스타일까지, 의도된 구린 그래픽으로 일부러 과거의 정취를 불러일으키고 거기에 더해 그 시절의 난이도와 지금도 그때도 볼 수 없는 게임성을 덧칠해 ‘지금은 없는’ 새로운 느낌 때문에 레트로 게임에 애착을 갖는 것 같다.


하지만, 몇몇 레트로 게임을 플레이해 본 것만으로 속단하기도 그렇지만, 이 레트로 게임이 가져다 주는 신선함도 이젠 식어가는 듯 했다. 레트로 그래픽에만 의존한 진정 구린 게임이 나온다거나, 그저 추억만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고작인 게임들이 나온다거나하는 실망할 법한 사례가 제법 나왔기 때문.


뭐, 레트로 자체가 이미 지나온 과거의 고인 물을 퍼올리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피할 수 없는 결과이긴 했다.


하지만, 이런 무시무시한 녀석이 나왔다.


Far Cry3 Blood Dragon



Far Cry3의 스탠드얼론 DLC로 나온 게임인데, 


이 게임 대단하다!


기존 레트로 게임들이 80~90년대의 고전 2D게임의 그래픽과 사운드를 소스로 만들어졌다면, 이녀석은 그마저도 식상하다 생각했는지, 80~90년대의 B급 SF영화와 SF드라마, SF애니메이션(트랜스포머, GI유격대 등)의 테이스트를 충실히 내고 있다.


이를 증명하는 영상자료.(심지어 공식 트레일러)


이 미친사람들은 티져영상을 이따구로 뽑아냈다. 아, 미친사람



이하 스포일러 초대량 함유!!


각종 특이요소를 나열해 보자면,


1. 각종 네온빛깔의 형광-원색적인 비주얼로,


2. 매드맥스나 터미네이터1,2, 폴아웃 등등에서 그려지던 포스트 아포칼립스 미래세계를 그려내는데,


3. 그 미래가 고작 2007년이라던가…


4. BGM이 그 시절의 SF영화와 외화에 많이 쓰이던 신스팝 스타일의 음악으로 아주아주 공들여 제작되었다는 점 (따로 들어도 좋다!)


5. B급 테이스트가 쌈빡하게 넘치는 소재며 스토리도 일품. 내용을 요약하자면,


싸이보그+인간+군인인 주인공이


싸이보그+공룡+인간+군인인 보스를 처단하기 위해


쎾씨한 여성 과학자의 도움을 받아 


해킹된(혹은 변절한) 싸이보그 병사와 


기괴하게 변이된 동물, 


싸이보그화 된 공룡과 혈투를 벌이는 스토리


(공룡, 로봇, 군인, 쎾씨한 히로인 나올거 다 나왔다.)


6. 보통 본편보다 그래픽이 좋게 나오기 마련인 컷씬은 메가드라이브나 슈퍼패미콤 시절의 컷씬 마냥 256색의 2D 이미지에 인터폴레이션(에뮬레이터?)먹인 것이 튀어나오고,


본격 컷씬이 본편보다 구린 게임. 그래도 정취니…


엔딩 장면만 뜬금없이 해상도가 높아지는 것도 그 시절 게임 특유의 연출. 


+뜬금없는 흑막 연출. 

그 시절에 이렇게 후속작 떡밥 넣어놓고 영화가 망해서 그냥 묻힌 경우가 허다했다.




7. 인게임 화면도 터미네이터의 시선이나, 그 시절 미래세계의 색감을 그대로 따왔다.


 데미지를 받으면 촬영카메라에 노이즈가 일어나는 연출까지 정말 섬세하다.





8. 와패니즈 드립이라던가 뜬금없는 마약근절 드립이나, 인류평화 운운하는 대사는 가히 화룡점정. 그외 수많은 대사들 속의 깨알같은 드립들은 언급하자면 수도 없다. 꼭 플레이해 보자. 

아래는 그 중 몇개.


(약을 통해 악당 보스보다 더 강력하게 만들어준다는 히로인의 제안에)

안 돼, 박사. 난 특별한 여인에게 맹세했어.


아내…?


아니, 자유의 여신상에. 그녀는 승리자는약을 하지 않는다고 가르쳤어.

        네? …야 넌 기계로 개조됐잖아…


사요나라 슈쉬      ! 이히        …야





9. 그 외에도, 

수집요소 중 하나인 VHS의 영화 내용이 그 시절 영화를 살짝 비튼 시놉시스를 가지고 있다던가, 또다른 수집요소인 CARLYLE 박사의 문서 내용은 그 시절의 찌질한 악당을 전형성을 보여주는 대사에 그 시절의 선정성이 적절히 녹아있어 꽤나 재미있다.



처음 시작시 나오는 UBI소프트의 로고의 화질도 음질도 VHS수준으로 다운그레이드



영화 '13층'을 떠올리게 만드는 메인 화면에 


로딩화면도 VCR을 볼 때 나타나던 화면조정이 있다던가, 화면 해상도가 정사각형이라던가


10. 이처럼 느껴지는 정성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곳저곳 정성들여 박아넣은 깨알같은 패러디와 슬랩스틱을 보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를 지경.


다소 일도 약속도 바쁘고, 컴퓨터에 진득이 앉아 게임할 체력이 없어진지라 구입만하고 플레이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 녀석은 인스톨 이후 엄청난 속도로 플레이해 버렸다.


총 플레이타임은 9시간. 미디움 난이도에 모든 수집요소를 획득하면서 진행한 시간으로, 메인 퀘스트만 진행하면 3시간 내외로 클리어가 가능할 듯싶다.


가격에 맞는 볼륨이긴 한데, 내 체력이 이정도 볼륨에 딱이라서 더 맘에 든 것은 개취.


여담으로 스텝롤 끝나고 뭔가 나올 줄 알고 기대했는데 아무것도 없더라. 



꽤나 정성들인 작품임은 분명하고, 취향에만 맞다면 정말 맛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작품이다. 

큰 성공 덕분에 후속작도 예정되어있다니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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